Jensen, Pardelli & Timmons 2023
Jensen, Pardelli, & Timmons (2023), "When Do Elites Support Increasing Taxation? Evidence from the American South," Journal of Politics 85(2)
1. 연구 질문
엘리트는 언제 국가의 과세 능력 확장을 지지하는가? 심지어 자기 자신에 대한 과세까지도?
기존 문헌은 "민주주의·평등이 부유층 과세를 가능케 한다"(Meltzer & Richard, Boix, Acemoglu & Robinson) 혹은 "엘리트 간 경쟁이 특정 엘리트 집단에 대한 과세를 낳는다"(Beramendi et al., Mares & Queralt) 는 틀이 지배적. 그러나 엘리트가 정치권력을 독점적으로 쥐고 있으면서도 자발적으로 자신에 대한 과세를 지지하는 사례는 이례적이고 이론화가 부족.
저자들은 미국 남부 노예주(1840–1860)라는 "가장 taxation을 꺼릴 것 같은" 극단적 사례를 통해, 오히려 정치적 통제를 독점한 엘리트가 스스로 세금을 올리는 역설적 현상을 규명하고자 함.
2. 핵심 이론: 3조건의 동시 충족 (재정교환 이론의 확장)
엘리트의 자기과세 지지는 다음 세 조건이 동시에 충족될 때 발생:
- 현재의 정치적 통제력. 세수 배분을 자신의 이익에 맞게 결정할 수 있는 힘
- 미래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 권력이 이양되면 확장된 국가 재정 능력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쓰일 위험(Besley & Persson 2011의 논리 확장)
- 집단재(collective goods)로부터의 경제적 수혜. 민간 자본으로는 조달하기 어려운 대규모·장기·조정비용이 큰 재화(예: 철도)
이는 "선의의 엘리트"나 "낙수효과적 발전"의 서사가 아니라, 순전히 자기 이익을 위한 전략적 행동으로 서술됨. 노예제라는 착취 구조를 강화·연장하는 방향으로 작동.
3. 프레임: 이질적 제도 변이 + 외생적 상품 가격 충격을 결합한 이중차분(DiD) 전략
이 논문은 자연실험이 아니라, 주(state) 간 기존 제도 변이 × 국제 상품가격 충격의 시점을 결합한 준실험적 설계에 논증의 무게가 실림.
(1) 식별 전략의 핵심 두 축
미국 남부 14개 노예주를 살펴보면, 주 의회 의석을 나눠주는 방식이 두 가지임.
- A그룹 (malapportioned, 이하 MS, 7개주): 의석 배분 공식에 "노예 인구"나 "낸 세금 액수"를 반영 → 노예를 많이 가진 대농장 지역이 인구 비율보다 훨씬 더 많은 의석을 가짐. 즉 소수의 대농장 엘리트가 주 의회를 사실상 장악
- B그룹 (non-malapportioned, 이하 NMS, 7개주): "백인 성인 남성 1인 1표" 원칙 → 노예를 안 가진 다수의 백인 유권자가 실질적으로 힘을 가짐. 대농장주도 힘은 있지만 언제든 다수에게 밀릴 수 있는 처지
(2) 비교시점 "외생적 충격"
1844~1860년 사이, 국제 시장에서 면화·설탕·담배 가격이 크게 올랐음.(남부 밖 세계 시장 상황 때문이지, 남부 내부 사정과는 무관). 가격이 오르면 대농장주들은 "땅을 더 개간하고 철도를 놓아서 시장에 더 많이 내다 팔고 싶다"는 욕구가 커짐. 하지만 철도 건설은 혼자 힘으로는 자본이 부족해서 국가(주정부)의 자금 지원이 필요했습니다.
(3) 예측: MS(대농장주가 의회를 장악한 주)에서만 세금이 오를 것
- MS는 조건 1(권력 있음)과 2(계속 가질 것)를 모두 충족하니까, 가격이 오르면 → "그래, 세금을 올려서라도 철도를 짓자"는 선택을 할 것
- NMS는 대농장주가 힘이 있어도 언제 밀릴지 모르니까 → 가격이 올라도 세금 인상을 주저할 것
(4) 실제로 확인한 결과 (Figure 1, Table 1)
- 가격이 오른 뒤, MS에서는 인구당 세금, 소득 대비 세율, 토지세율, 노예세율이 모두 눈에 띄게 상승 (Figure 1a~d)
- NMS에서는 같은 기간 거의 변화 없음
- 결정적 증거: 대농장주가 아닌 일반 백인 남성에게 부과되는 "인두세"(poll tax)는 MS에서도 오르지 않음 (Figure 1e) — 즉, 늘어난 세금은 정확히 엘리트 본인의 자산(땅과 노예)을 겨냥한 것이지, 서민에게 부담을 떠넘긴 게 아니었다는 뜻
(5) 대안가설
- 1840년 시점 인구, 도시화율, 강수·토양 적합도 등을 비교해보니 두 그룹이 통계적으로 비슷했음 (Figure A3)
- 가격 오르기 전부터 이미 세금 격차가 벌어지고 있었던 거 아닌지 → 1835~1844년(가격 상승 이전) 구간을 보면 두 그룹의 세금 추세가 거의 평행선이었음 (Figure A4, A5). 가격이 오른 시점부터" 갈라지기 시작함
- 단순히 소득이 늘어서 자동으로 세금도 늘어난 거 아닌지 → 만약 그렇다면 인두세도 같이 늘어야 하는데 안 늘었음. 오히려 살짝 줄어듦
- 원래 MS 정부가 더 유능해서 세금을 잘 걷은 거 아닌지→ 관료 수, 세금 보고서의 정교함 등 5가지 다른 방법으로 초기 행정 역량을 비교해도 차이 없음
- MS가 원래 철도가 더 필요한 지리적 조건이었던 거 아닌지→ 남북전쟁 이후(1867~77년) 정치 구조가 강제로 재편된 뒤에는 두 그룹의 철도 마일리지가 비슷해짐. 즉 "원래 철도가 더 필요해서"가 아니라 "권력을 가진 자가 철도에 돈을 몰아줘서" 생긴 차이라는 뜻
(6) 누구를 위한 돈이었나 — 철도 vs 교육
늘어난 세금이 실제로 어디에 쓰였는지도 확인
- 철도(대농장주에게 유리): MS가 NMS보다 인구당 약 6배, 소득 대비 3배 더 많이 지출 (Table 2)
- 공교육(일반 서민에게 유리): 오히려 MS가 NMS보다 지출도, 취학률도 낮음
즉 "엘리트가 권력을 쥐고 세금을 올렸을 때, 그 돈은 서민을 위한 공공재가 아니라 정확히 자신들의 이익에 맞는 곳으로 흘러갔다"는 걸 보여주는 것.
4. 데이터·방법
- 범위: 남부 14개 노예주(1850년 기준 미국 노예 99% 이상 거주), 1840–1860년 연간 패널
- 데이터 출처: 각 주 재무관/감사관 보고서(주의회 의사록에서 수기 수집)로부터 구축한 원자료 — 주세수입, 노예·토지에 대한 종가세율, 인두세율; Heath(1950)의 철도지출 데이터; Atack(2015)의 철도마일리지 GIS 데이터; 1860년 센서스의 교육지출·취학률
- 종속변수: (a) 인구당 주세수입, (b) 주세수입/주소득, (c) 노예에 대한 실효세율(로그), (d) 토지 종가세율, (e) 인두세율(위약 검정용)
- 핵심 설명변수: 상품가격지수(면화·설탕·담배 가격 × 주별 작물적합도 가중, FAO 자료 기반) × malapportionment 이항변수의 상호작용항
- 모형: 이원고정효과(주+연도 FE) 패널회귀(식 1); state-clustered 표준오차 + wild cluster bootstrap p-value(주 수가 14개로 적어 Cameron & Miller 2015 방법 채택); 강건성 검증으로 1차차분(first-difference) 모형, 대체 상품가격 측정치(면화가격 단독), 시불변 공변량×연도FE 상호작용, 이상치 주 제외 표본, 대안적 조절변수 등 광범위한 부록(Appendix A) 제시 (통계 기법: 이중차분(difference-in-differences) — "가격 상승 × MS냐 아니냐"라는 상호작용 효과를 보는 회귀분석. 이후 여러 대안적 모형(1차차분, 다른 상품가격 지표, 이상치 제외 등)으로 결과가 흔들리지 않는지 반복 검증)
- 부가 검증: 카운티 단위 횡단면 분석(Appendix G)으로 주내(within-state) 조세 귀착 검증 — MS 내에서도 노예밀집 카운티일수록 세부담이 더 크게 집중됨을 확인
이 논문은 (i) 사전에 고착된 제도적 변이(malapportionment)와 (ii) 외생적 국제가격 충격의 시점을 결합한 이중차분 설계로 인과추론의 정교함을 확보한다. 이론적으로는 단순하고 명료한 3조건 명제(현재권력·미래지속성·집단재 수혜)를 제시하지만, 그 정당성은 "왜 하필 이 malapportionment가 사전에 결정되어 외생적인가"를 역사적 헌법사 자료(James Madison의 1830년 버지니아 제헌회의 연설 등)까지 동원해 촘촘히 방어하는 데서 나온다. 다만 이 결과가 미국 노예제라는 매우 특수한 제도적·역사적 맥락(연방제 하 주정부의 완전한 재정자율성, 노예라는 고유한 이동성 있는 과세 대상)에 얼마나 의존하는지, 즉 다른 엘리트 지배 체제(예: 남아공 아파르트헤이트, 카르텔형 과두정) 일반에 외적 타당성을 갖는지는 저자들도 결론에서 잠정적 추측("고도로 왜곡된 민주주의")으로만 남겨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