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heve and Stasavage (2012)
Scheve, Kenneth, and David Stasavage. 2012. "Democracy, War, and Wealth: Lessons from Two Centuries of Inheritance Taxation."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106(1): 81–102.
1. 연구 질문 (Research Question)
- 지배적 통념에 대한 의문: 20세기 부의 불평등을 완화한 최고세율 수준의 누진적 상속세(inheritance/estate taxation) 도입은 과연 기존 정치경제학(예: Acemoglu & Robinson 2000, Boix 2003)의 핵심 가설처럼 "참정권 확대(보통선거권 → 중위투표자의 부유층 과세 요구)"의 산물인가?
- 퍼즐: 상속세 자체는 19세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오래된 세제였음에도, 왜 부의 축적 구조를 바꿀 정도의 초고율 누진 상속세는 20세기에 들어서야 급격히 도입되었는가?
- 대안 가설: 상속세 최고세율의 급등은 민주화(선거권 확대) 때문이 아니라, 대규모 인구 징집을 수반한 ‘국민총동원전(Mass Mobilization War)’이라는 외생적 충격 때문이 아닌가?
2. 핵심 이론: 공평한 희생(Equality of Sacrifice)과 부의 징집(Conscription of Wealth)
- 민주화 가설의 한계: 저소득 유권자가 다수가 된다고 해서 자동으로 부유층 자본에 대한 고율 과세가 정당화되거나 관철되는 것은 아님.
- 단순 전쟁재정론(Fiscal Need)의 한계:
- "전쟁에 돈이 많이 들어 세금을 올렸다"는 논리는 왜 하필 간접세(소비세 등 역진세)가 아닌 최상위 부유층을 타깃으로 한 누진 상속세를 올렸는지를 설명하지 못함.
- 유럽 국가들은 20세기 이전(예: 나폴레옹 전쟁기 영국)에도 GDP 대비 막대한 전비를 지출했으나 누진 상속세를 신설하지 않았음.
- 총동원전의 인과 메커니즘 (Fairness & Political Consensus):
- 생명의 징집 vs 부의 징집: 청년층이 징집되어 목숨을 바치는 총력전 상황에서는 국민적 협조와 합의 유지를 위해 ‘공평한 희생(Equality of Sacrifice)’ 원칙이 강력한 정치적 규범으로 부상함.
- 과세의 정당성 확보: 징집 연령을 벗어난 고령 자산가 계층 및 군수 물자 등으로 전쟁 특수를 누린 자본가 계층에게 상응하는 물질적 희생("부의 징집")을 요구하는 압력이 급증함.
- 지속성(Persistence): 전후 막대한 전비 국채를 상환하는 과정에서 고율의 상속세 체제가 새로운 현상유지(Status quo)로 굳어지며 수십 년간 유지됨.
3. 프레임 및 식별 전략 (Empirical Frame & Identification)
본 논문은 200년에 걸친 19개국 장기 패널 데이터 구축과 다중 계량모형(DiD / Lagged DV)으로 승부하는 거시-역사정치경제학의 전형을 보여줌.
- (1) 오리지널 데이터 구축:
- 19개 핵심 선진국, 1816~2000년 원본 세법 법령을 전수 조사하여 ‘직계 비속 대상 최고 한계 상속세율(Top Marginal Rate)’ 패널 데이터 구축.
- (2) 이중 추정 전략:
- 이중차분법(DiD): 국가 고정효과(Country FE) + 시기 고정효과(Period FE) + 국가별 선형 시간추세 통제.
- 시차종속변수 모형(Lagged DV): 과거 세율(Tit−1)을 통제하여 시변하는 미관측 요인을 흡수하는 대체 모형 병행(패널수정표준오차 PCSE 적용).
- (3) 핵심 실증 결과:
- 참정권/민주주의: 남성보통선거권, 경쟁선거, 부분선거권, 비밀투표 등 모든 지표에서 부호가 불안정하고 통계적으로 비유의미 → 민주화 가설 기각.
- 전쟁 동원: 총인구 2% 이상 징집된 전쟁 참여 시, 5년간 최고 상속세율이 14~23%p 유의미하게 상승.
- (4) 대안설명에 대한 다중 방어:
- 선택 편의(Selection Bias) 차단: 전쟁 참전 및 동원 시점은 암살·동맹·기술 등 외생적 요인으로 결정되었으며, 1차대전 발발 당시 누구도 전쟁의 장기화와 대규모 동원을 예측하지 못했음.
- 순수 재정수요론 반박: 모형에 '총 군사비 지출(Military Expenditures)'을 직접 통제해도 '총동원전(인구 징집)' 계수의 크기와 유의성은 전혀 줄어들지 않음 (Table 5).
- 전체 조세 구조 확인: 영국 소득대별 총조세부담률 분석(Table 4)을 통해 상속세율 인상이 단순 상징 조치가 아니라 전체 조세 시스템의 실질적 누진화를 견인했음을 검증.
- 소득세로의 확장: 최고 소득세율 데이터에서도 동일하게 총동원 참전국에서만 세율 폭등이 관찰됨.
4. 데이터 및 방법론 (Data & Methods)
- 데이터 범위: 19개 주요 산업국가(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일본, 네덜란드, 한국 등 2,798개 국가-연도 관측치), 1816~2000년.
- 주요 변수 정의:
Top Rate(종속변수): 직계 비속 기준 최고 한계 상속세율.War Mobilization(핵심 독립변수): 총인구의 2% 이상이 군에 복무한 국가 간 전쟁 참여 여부 더미.Universal Male Suffrage/Competitive Elections: 보통선거권 및 경쟁선거 제도 도입 여부.통제변수: 좌파 행부 집권 여부(Left Executive), 1인당 실질 GDP, 총 군사비 지출액 등.
- 추정 모형: 5년·10년·연간 패널 OLS, Country-Clustered SE 및 PCSE.
5. 비교정치 / HPE적 의의 및 평가
- 이론적 기여: "민주화 → 불평등 완화 및 재분배"라는 기존 정치경제학의 고전적 공리(Meltzer-Richard, Acemoglu-Robinson, Boix)를 실증 데이터로 정면 반박하고, 현대 누진조세와 재분배 제도의 기원이 '계급 투표'가 아닌 '전쟁과 공정성 담론'에 있음을 규명.
- 현대적 함의: 냉전 종식 이후 징집제에서 모병제/전문군 체제로 전환되면서, 왜 최근 수십 년간 선진국들이 상속세 감세 및 폐지를 추진해 왔는지('공평한 희생' 논리의 퇴색)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을 제공.
- 한계: 장기 거시 국가 패널 데이터를 사용했기 때문에, 유권자 개개인의 심리적 공정성 인식 변화나 미시적 투표 행태를 미시 수준에서 직접 관측하지는 못했다는 생태학적 한계(Ecological limitation)가 존재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