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eun Sim

토지개혁과 내전 - 페루의 사례

Albertus. 2020. “Land Reform and Civil Conflict: Theory and Evidence from Peru.” AJPS 64/2: 256-74.

May 5, 2026
토지개혁과 내전 - 페루의 사례

토지 개혁과 내전의 강도 사이에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많은 학자들은 토지에 대한 접근성이 농촌 삶의 근간이기 때문에, 토지 부족이나 불평등한 소유 분배가 불만과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Paige 1975; Russett 1964). 따라서 토지 없는 이들에게 토지를 제공하여 불평등과 농촌 내 불만을 해소하는 주요 정책 도구인 '토지 개혁'은 농촌의 불안을 완화할 잠재력을 가져야 한다.(Huntington 1968; Wood 2003). 그러나 최근의 실증적 근거들은 이러한 가설에 대해 엇갈린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Albertus and Kaplan 2013; Finkel, Gehlbach, and Olsen 2015).

이 논문은 페루에서 토지 개혁이 갈등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조사한다. 페루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광범위한 토지 개혁을 단행한 국가 중 하나로, 1969년부터 1980년까지 군사 정부가 전체 민간 농지의 절반을 몰수하여 재분배했다. 그러나 그 직후 잔혹한 '빛나는 길(Shining Path)' 반군이 등장하여 1980년부터 2000년까지 약 7만 명을 살해했으며, 이 페루 내전은 라틴 아메리카 역사상 가장 격렬한 갈등 중 하나가 되었다 (CVR 2004).

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은 페루의 내전을 지난 반세기 동안 라틴 아메리카에서 발생한 사회 정책의 의도치 않은 결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는다. 왜 '빛나는 길'은 광범위한 토지 개혁이 이루어진 직후 농촌 지역에서 세력을 얻었나? 그리고 토지 개혁은 농촌의 갈등 양상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농촌의 사회적 관계와 토지 소유의 불평등이 만연한 지역에서, 저자는 토지 개혁이 충분한 규모로 시행될 때만 갈등을 완화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토지 개혁이 아예 없는 경우와 비교했을 때, 소규모로 진행되는 토지 개혁은 오히려 농촌의 사회적 위계와 질서를 파괴하고, 이익에 대한 농민의 기대치만 높인 채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며, 수혜자와 비수혜자 사이에 지역적 원한을 생성함으로써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게릴라 집단이 토지를 얻지 못한 이들을 대신해 싸우겠다고 약속하며 공동체에 침투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동시에 이는 국가의 효율적인 대간첩 작전 수행을 어렵게 만든다. 민간인 집단은 조직화되기보다 분열될 가능성이 크고 국가를 지지할 가능성도 낮아져, 반군에 대한 정보 수집을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반면, 토지 개혁의 강도가 높을 경우에는 개혁이 부족했을 때 발생했을 내전을 종식시키거나 방지할 수 있다. 고강도 개혁 지역에서는 비수혜자가 거의 없기 때문에 공동체 내부 및 공동체 간의 대중적 원한이 사라지고, 이는 게릴라 집단이 민간의 지지를 얻지 못하게 만든다. 또한 국가에 의해 토지 소유주로 전환된 농민층은 반체제 반군보다 국가를 지지해야 할 강력한 유인을 갖게 되며, 이는 대간첩 작전 과정에서 민간과 국가 간의 병참 및 정보 협력을 용이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고강도 토지 개혁은 농민 공동체를 결속시켜 무장 세력을 물리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집단행동 역량을 강화한다.

페루 토지 개혁의 광범위한 규모를 고려할 때, 페루 사례에 대한 분석은 토지 개혁의 강도가 높은 경우와 낮은 경우의 차별적 영향을 테스트하는 데 가장 적합하다. 토지 개혁은 많은 지역에서 낮은 강도로 발생했으나, 다른 지역에서는 훨씬 더 집중적으로 진행되었다. 대지주들이 강력했던 지역 중 개혁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곳은 극히 드물었다.

본 분석은 독창적인 몰수 수준의 토지 개혁 데이터사건 수준의 갈등 데이터를 결합하여 활용한다. 또한, 토지 개혁이 갈등 강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명확한 인과적 실증 분석을 가능케 하는 페루 토지 개혁만의 고유한 특징을 이용한다.

토지 개혁의 집행은 '농업 개혁 구역(agrarian reform zones)'을 통해 이루어졌는데, 이 구역들은 페루의 주요 정치·지리적 경계와 완전히 일치하지 않았으며, 개혁이 시작되기 10년 전부터 농업 생산과 연관된 완전히 다른 목적으로 설정된 것이었다. 저자는 농업 개혁 구역의 경계와 그것이 토지 개혁에 미친 운영상의 영향을 지리적 회귀 불연속 설계(Geographic Regression Discontinuity Design)에 활용한다.

구체적으로, 농업 구역의 핵심 행정 지역 내부에 위치한 '핵심 구역(core districts)'과 농업 구역의 외곽에 위치한 '주변 구역(peripheral districts)'을 비교함으로써, 토지 개혁 처치에 대한 노출 정도가 이후 '빛나는 길(Shining Path)' 치하에서의 폭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판별한다. 이에 저자는 토지 개혁의 강도가 높을수록 갈등의 강도는 낮아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러한 토지 개혁의 완화 효과는 1988년 이후 게릴라 공격의 감소와 국가 무력 작전의 감소를 통해 나타난다.

추가적인 실증 테스트 결과에 따르면, 토지 개혁은 다음과 같은 기제를 통해 갈등을 완화했다. 우선, 1980년대 후반 페루 군이 무차별적인 탄압 노선을 포기한 이후, 토지 개혁은 대간첩 작전과 정보 수집을 용이하게 만들었다. 또한, 게릴라를 격퇴하는 데 사용된 민간 조직 역량을 강화함으로써 갈등을 줄이는 데 기여했다. 이에 더해 토지 개혁은 '빛나는 길'의 주요 사상적 경쟁자이자 암살 대상이었던 합법적 마르크스주의 좌파 세력의 입지를 약화시켰으며, 무장 단체를 지원하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을 증대시켰다.

기존 문헌 연구

기존 연구들은 대개 토지 개혁과 내전 사이에 부(-)의 상관관계가 있다고 가정하며, 여기에는 몇 가지 주요 기제가 작용한다.

첫째, 토지 개혁 정책은 반군에 대한 농민의 지지를 유도하는 토지 점유 형태를 재구조화함으로써 게릴라 활동을 감소시킬 수 있다. 일반적으로 무토지 상태와 임금 노동은 갈등 잠재력이 가장 높은 요소로 꼽힌다(Huntington 1968). 토지가 없는 농민은 현 체제에서 얻을 이득이 거의 없기 때문에, 토지 소유주보다 급진적인 사회 운동을 지지할 가능성이 더 크다(Prosterman and Riedinger 1987).

둘째, 무토지 농민이나 점유권이 불안정한 이들을 소농으로 전환함으로써 수혜자와 기존 지주 간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 토지 소유 불평등의 심각한 격차는 상대적 박탈감, 불의, 또는 계급적 적대감으로 인한 원한과 반감을 부추길 수 있다(Huntington 1968). 재분배적 토지 개혁은 이러한 원한을 달래줌으로써, 개혁을 약속하며 공동체에 침투하려는 게릴라 집단의 전략을 어렵게 만든다(Kalyvas 2006).

마지막으로, 토지 개혁은 무장 단체에 가담하거나 이들을 지원하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을 증가시킨다. 토지가 없는 이들과 비교했을 때, 토지를 소유한 농민은 반체제 반군을 지원함으로써 자신의 땅을 잃게 될 위험을 감수하려 하지 않는다(Wood 2003). 특히 원자재 가격이 높거나 위험 공유형 토지 점유 계약이 맺어져 있는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두드러진다(Guardado 2018).

반면, 실증적인 근거들은 토지 개혁이 갈등에 미치는 영향이 복합적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브라질, 콜롬비아, 이란, 이탈리아, 페루, 필리핀, 러시아 등의 사례를 연구한 학자들과 정책 입안자들은 토지 개혁이 갈등 완화에 실패한 이유에 대해 다양한 결론을 내놓았다.

첫 번째 가설은 군사적 탄압(Mason 1998)이나 지주들에 의한 정책 장악 또는 왜곡(Finkel, Gehlbach, and Olsen 2015)과 같은 별개의 정책들이 토지 개혁의 효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 정책의 왜곡: 땅을 나눠주긴 하는데, 힘 있는 지주들이 좋은 땅은 다 빼돌리고 쓸모없는 땅만 나눠준다면 농민들의 불만은 해결되지 않는다.

두 번째 가설은 국가가 과거에 지주들이 제공했던 관개 시설이나 시장 접근성과 같은 부수적인 농업 인프라를 유지해주지 못할 경우, 농민들이 땅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이 줄어들어 결국 반군의 유혹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Kapstein 2017).

  • 사후 관리 부족: 땅만 띡 던져주고 농사지을 물(관개)이나 농작물을 팔 곳(시장)을 마련해주지 않으면, 농민은 땅이 있어도 굶주리게 됨. 그러면 "차라리 지주 밑에 있을 때가 나았다"거나 "정부가 우리를 속였다"며 다시 반군 편에 설 수 있음

세 번째 가설은 토지 개혁의 집행 방식, 특히 낮은 강도의 수요 기반 개혁이 잠재적 수혜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필요성을 입증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오히려 갈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것이다(Albertus, Bramor, and Ceneviva 2018; Albertus and Kaplan 2013).

  • 강도의 문제: 조금씩 감질나게 개혁을 하면, 땅을 못 받은 사람들이 "우리도 폭동이라도 일으켜야 땅을 주겠구나"라고 생각해서 오히려 폭력을 쓰게 된다는 역설적인 상황.

기존의 연구들이 토지 개혁과 갈등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식의 공백이 존재한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실증적인 한계 때문이다. 아주 미세한 수준(fine-grained level)에서 다양한 가설과 대안적 설명을 평가하기 위해, 지역 수준의 토지 분배 패턴과 사건 수준의 갈등 데이터를 결합하여 통계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둘째는 이론과 실증의 불일치 때문이다. 상세한 실증 연구들조차 국가가 특정 형태의 토지 점유를 금지하거나 토지 소유 상한선을 설정하는 '고전적인 하향식(top-down) 재분배 토지 개혁'을 조사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1900년 이후 발생한 주요 토지 개혁의 85%를 차지하며,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약 15억 명에게 영향을 미쳤다. (혁명 후의 러시아, 1970년대 페루, 1970년대 중반 군사 통치하의 포르투갈, 무가베 하의 짐바브웨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기존 연구들은 토지 개혁을 갈등 연구의 핵심인 국가-민간인-반군 사이의 정보 및 작전 관계와 직접 연결 짓는 경우가 거의 없다.

저자는 이러한 기존 연구를 바탕으로, 토지 개혁이 갈등에 미치는 영향은 '조건부'여야 한다는 가설을 세운다.

  • 개혁이 전혀 없는 지역: 대지주들이 여전히 건재하다. 이들은 농촌 사회의 정점에서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노동자들의 폭력적인 저항 조직 역량을 약화시키고, 이들이 현 체제를 지지하도록 강요할 수 있다.
  • 소규모(저강도) 토지 개혁 지역: 오히려 갈등을 악화시키는 '역효과(backfire)'가 발생할 수 있다. 수혜자와 비수혜자 사이에 지역적 원한을 만들고, 농민들의 기대치만 높여놓고 충족시키지 못함으로써 국가에 대한 분노를 부추기기 때문이다. 게릴라 집단은 땅을 얻지 못한 이들을 위해 싸우겠다고 약속하며 공동체에 침투할 수 있다. 또한, 땜질식의 저강도 개혁은 공동체를 분열시켜, 게릴라를 격퇴하거나 국가의 대간첩 작전에 협력하는 데 필요한 집단 조직 역량을 약화시킨다.

저강도 개혁에 비해, 더 광범위하게 시행되는 토지 개혁은 갈등을 억제한다. 특정 구역에서 이루어지는 고강도 토지 개혁은 전통적인 지주들을 거의 혹은 완전히 제거하고, 농민들을 일괄적으로 소농으로 전환시킨다. 이는 비수혜자가 거의 없게 만듦으로써 게릴라 집단이 호소할 수 있는 대중적 원한을 줄이며, 농민들에게는 갈등에 가담하는 기회비용을 높인다.

토지 개혁의 사회적·경제적 중요성은 국가와 농민의 관계를 재설정할 잠재력 또한 가지고 있다. 고강도 토지 개혁이 물리적·지리적으로 광범위하게 진행되는 과정에서 국가가 농민 인구의 현황을 더 명확히 파악(legibility)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감독, 모니터링, 그리고 신용 대출, 보조금, 농촌 인프라 사업과 같은 농업 지원을 통해 정부 기관과 농민 사이에 지속적인 연결 고리가 형성된다. 이는 농민의 '민심(hearts and minds)'을 얻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국가가 농민층에 대해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강압적 수단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이는 국가가 대간첩 작전 시 정보 및 병참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농촌 지역의 '교두보(hook)'를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고강도 토지 개혁은 (특히 공동체 소유 구조하에서 시행될 때) 공동의 경험을 형성하고 보조금이나 대출 같은 추가 지원을 국가에 집단적으로 청원하는 과정에서 얻는 이익을 통해 농민 공동체를 결속시킨다. 이러한 집단행동 잠재력은 이후 무력 충돌 시 자위권을 행사하거나 국가 군대와 협력하는 동력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

페루는 저강도 개혁 대비 고강도 토지 개혁의 차별적 효과를 조사하기에 특히 적합한 사례이다. 저자가 주로 조사한 농업 개혁 구역의 핵심 및 주변부 경계 지역 중 토지 개혁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구역은 거의 없었다. 많은 지역이 고강도 개혁을 경험했고, 그 외 지역들은 상대적으로 적은 개혁을 경험했다. 사유지 중 공동체가 아닌 농지 대비 재분배된 토지의 평균 비율은 34.6%에 달했다. 이는 몰수 대상이 아닌 중소 규모의 필지들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인상적인 수치이다. 토지 개혁 집행의 핵심 지역에서는 구역의 거의 절반에서 사유 농지의 과반이 몰수되었다.

따라서 저자는 농업 개혁 구역의 핵심 및 주변부 경계 지역에서 토지 개혁의 강도가 높을수록 지역 내전 상황에 부정적인(갈등을 줄이는)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페루 전체를 놓고 볼 때, 본 이론은 토지 개혁과 갈등 사이에 '역U자형(inverted U-shape)'의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 즉, 저강도 토지 개혁은 개혁이 없는 경우보다 갈등을 악화시킬 수 있지만, 고강도 토지 개혁은 갈등을 완화한다는 것이다.

페루 농지개혁 역사

1960년대까지 페루 경제는 주로 토지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인구 조사에 따르면 1965년 경제활동인구의 50%가 농업에 종사했다. 그러나 1961년 농업 센서스는 극심한 불평등을 기록했는데, 전체 지주의 단 1%가 사유지의 80%를 점유하고 있었던 반면, 농민의 83%는 5헥타르 이하의 땅을 보유하며 전체 사유지의 고작 6%만을 차지하고 있었다. 토지 점유 관계는 지역마다 다양했으나 많은 지역에서 전근대적이었으며, 특히 고산 지대(sierras)의 반봉건적 대농장인 하시엔다(haciendas)에서 그 정도가 심했다.

오랫동안 많은 정치적 선동가들이 토지 개혁을 약속하며 농민들에게 호소해 왔다. 그러나 실질적인 재분배적 토지 개혁은 1968년 10월, 군부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페르난도 벨라운데 대통령을 쿠데타로 몰아내고 권력을 잡은 뒤에야 일어났다. 1969년 벨라스코 장군이 공포한 법령 17716호는 지역에 따라 150헥타르 이하로 엄격한 토지 소유 상한선을 설정하고, 규정된 문턱을 넘는 자산, 자본, 가축을 몰수했다. 몰수된 토지는 대개 해당 농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에게 협동조합 형태로 재분배되었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인근의 척박한 땅에 살던 원주민 공동체에 분배되기도 했다.

법령 17716호는 토지 점유 관계와 소유권을 극적으로 변화시켰다. 이 개혁은 1969년부터 1976년 사이에 가장 엄격하게 집행되었으나, 이후 모랄레스 베르무데스 장군의 집권과 1970년대 후반의 심각한 경제 위기로 인해 급격히 둔화되었다.

페루 토지 개혁의 끝자락은 대규모 내전의 시작과 맞물렸다. 1980년부터 2000년까지 약 7만 명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며, 훨씬 더 많은 이들이 고문, 투옥, 성폭행, 강제 이주로 고통받았다. 폭력은 게릴라 집단인 '빛나는 길(Sendero Luminoso)'이 마오쩌둥 방식의 반란을 통해 페루 중앙정부를 타도하고 원주민 농민 공동체에 뿌리를 둔 농업 공산주의를 건설하려 시도하면서 시작되었다.

페루 진실화해위원회(CVR)는 전체 사망자의 절반이 조금 넘는 수가 '빛나는 길'의 활동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정부의 반군 진압이 대규모 인권 침해로 번지고, 게릴라(때로는 정부군)를 물리치기 위해 자위단(특히 '론다스 캄페시나스[rondas campesinas]')과 민병대가 조직되었으며, '투팍 아마루 혁명 운동(MRTA)'과 같은 소규모 게릴라 단체들이 추가로 등장하면서 폭력 사태는 더욱 악화되었다.

많은 저술가는 페루 남부 고산 지대인 아야쿠초(Ayacucho)에서 '빛나는 길'이 시작된 원인을 1970년대 후반의 경제 상황 악화와 생존에 대한 위협에서 찾는다(McClintock 1984; Palmer 1986). 당시 영아 사망률은 높았고 의료 및 공공 서비스 접근성은 희박했으며, 대학 등록생 수는 늘어났으나 졸업생들은 극심한 실업난에 직면했다(McClintock 1998). 더욱이 군사 정권이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변혁을 약속했던 1970년대 초반, 정작 정부 인력은 감소했다(Palmer 1986).

페루 진실화해위원회(CVR)는 기대치와 현실 사이의 이러한 '지위 불일치(status inconsistency)' 격차가 갈등을 유발했다고 지적했다. 이 격차는 1980년대 후반 살인적인 인플레이션과 심각한 경제 수축으로 인해 다시 벌어졌으며, 이는 1990년대 초 폭력 사태가 급증하는 원인이 되었다. 또한, 아야쿠초 소재 우아만가 대학교(University of Huamanga) 교수진의 급진화와 대외 활동은 '빛나는 길'의 사상적 기반과 지역 사회 지지층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Degregori 1990).

이러한 설명들은 페루 내전의 기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초기 발생지를 넘어 폭력이 전국으로 확산된 이유는 무엇일까? '빛나는 길'은 1985년 무렵 이미 페루 전역의 모든 주(department)에 침투해 있었다. 이에 대한 학술적 논의는 매우 풍부하다. 예를 들어, De la Calle와 Sánchez-Cuenca(2009)는 취약한 국가 역량이 '빛나는 길'의 결성과 급격한 확산을 가능케 했다고 주장한다. 특히 국가의 통제력이 약한 산악 지대에서 군부의 대응이 무차별적이고 과도했던 점이 농민들을 반군 편으로 돌아서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La Serna(2012)는 부패하거나 무능한 지방 당국이 농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원주민 농민들이 토지, 자원, 종교적 상징을 두고 민족 간 갈등을 겪고 있던 지역을 '빛나는 길'이 파고들었다고 분석한다.

페루 내전의 확산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 요인으로 오랫동안 가설화된 것 중 하나가 바로 1970년대의 토지 개혁이다. 토지 개혁은 지리적 범위가 매우 넓었으며 경제·정치적으로도 변혁적인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Mason 1998; McClintock 1984; Seligmann 1995). 그러나 토지 개혁이 갈등에 어떠한 방식으로, 혹은 어떤 방향으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연구배경

페루 토지 개혁이 내전에 미친 순효과와 그 전달 기제를 조사하기 위해, 저자는 페루 토지 개혁만의 독특한 설계적 특징을 이용한다. 당시 토지 개혁은 전국을 아우르는 12개의 지역 기반 농업 개혁 구역을 통해 실시되었다. 이 구역들은 일반적으로 페루의 24개 주(department) 경계나 다른 주요 행정 경계와 일치하지 않았다. (1974년에는 13번째 농업 개혁 구역이 추가로 신설되었다.)

이 농업 개혁 구역들은 벨라스코 장군의 토지 개혁이 시작되기 10년 전, 전혀 다른 목적으로 구상되고 획정된 것이었다. 1960년, 페루 농업 연구 및 장려국(SIPA)은 미주기구(OAS)와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기술 지원을 받아 농업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 이 구역들을 처음 만들었다. 당시 SIPA는 연구, 실험, 신작물 도입과 같은 기술 지원, 그리고 시장 개발 등의 장려 활동을 통해 농업 발전과 확장을 지원했다.

SIPA는 "생산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농업 생산의 구역별 다각화를 장려"하고 지역적 규모의 경제와 전문성을 창출하기 위해 지역적 접근 방식을 취했다(SIPA 1967, 2). 이에 따라 SIPA는 생태적 조건, 사회적 조건, 운송 경로, 시장 접근성을 기준으로 12개의 '농업 구역'을 획정했다(SIPA 1967, 10). 이 중 하나를 제외한 모든 구역은 주의 경계를 넘나드는 형태로 설정되었다.

10년 후, 벨라스코 정부는 기존의 농업 구역과 그 운영 사무소들을 토지 개혁 집행 체계로 그대로 흡수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 완전히 새로운 행정 구조를 만드는 것은 토지 개혁의 신속한 전개를 방해할 수 있었다. 대지주들이 저항 세력을 조직하기 전에 그들을 제거하는 것이 개혁의 핵심이었기 때문에 속도가 중요했다(Albertus 2015). 둘째, 소수의 구역으로 운영하는 것이 개발과 계획 측면에서 유리했다. 각 구역은 몰수된 대농장(hacienda)들과 소농, 원주민 공동체를 아울렀으며, 이들을 거대 협동조합으로 재편하여 지역 경제 중심지 및 국가 경제 목표에 수직적으로 통합시키기 용이했다(García 1970). 마지막으로, 상명하복식의 하향식 통제와 지역 책임자의 신중한 선발을 위해서는 구역의 수를 적게 유지하는 것이 필요했다(Cleaves and Scurrah 1980).

토지 개혁이 이 농업 구역들을 통해 추진되면서, 실질적인 집행은 각 구역별로 설치된 지역 토지 개혁 사무소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 사무소들은 토지 개혁의 최우선 순위 지역에 집중 배치되었다. 대개 주도(department capitals)에 위치하여 현지 관료 조직과 접촉하며 운영되었다.

실무적으로 이러한 농업 구역 체제의 활용은, 인접해 있고 대농장의 분포가 비슷함에도 불구하고 어떤 지역은 농림부의 집중적인 관리를 받는 반면 다른 지역은 그렇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당시의 여러 기록은 특정 농업 구역 내에서 '개혁 처치(treatment)'를 받을 확률이 불연속적으로 변화했음을 보여준다. 즉, 농업 구역 사무소가 위치한 '핵심 주(core department)' 내부의 구역들이, 구역의 '주변부(periphery)'에 갇힌 구역들보다 토지 개혁을 경험할 확률이 훨씬 높았다.

에체바리아(Echevarría 1978, 151)에 따르면, "해당 농업 구역 사무소가 위치한 중심 주(Department)가 아닌 주변 지역이나 주(Province)들은 관심을 거의 받지 못했다." 농림부 내부 문서에서도 농업 구역별 관리 교육이 제한적이었으며, 핵심 지역이 아닌 곳의 관리들을 교육할 자원이 부족했음을 인정하고 있다(Ministry of Agriculture 1971). 흥미로운 점은, '빛나는 길' 반군의 발상지인 아야쿠초(Ayacucho)가 오랫동안 이카(Ica), 우앙카벨리카(Huancavelica), 아레키파(Arequipa)에 중심을 둔 농업 구역들로 쪼개져 관리되었다는 사실이다.

다시 강조하자면, 특정 농업 개혁 구역 내에서 지역 사무소가 위치한 주(Department)에 속한 구역들이 해당 구역의 '핵심(Core)'이 되었다. 반면, 같은 농업 구역 내에 있더라도 사무소를 유치하지 못한 다른 주에 속한 구역들은 사실상 주변부(Peripheral)로 간주되었다. 이는 같은 주(Department) 안에 있으면서 동일한 농업 구역의 핵심부와 주변부로 나뉘는 구역은 없었음을 의미한다. 다만, 한 주(Department) 자체가 여러 농업 구역으로 쪼개져 있다면, 그 주의 구역들은 서로 다른 농업 구역에 속할 수는 있었다.

페루의 정치·행정적 구획과 농업 개혁 구역 사이의 이러한 불일치는, 혼란 변수(confounders)로 인한 편향을 피하면서 토지 개혁이 이후의 갈등 강도에 미친 영향을 조사할 수 있는 독특한 기회를 제공한다. 특정 농업 개혁 구역 내에서, 핵심부와 주변부의 지리적 경계 근처에 위치한 구역들이 어느 쪽으로 배정되었는지는 준-무작위적(quasi-random)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이 경계선 근처에 위치한 구역들은 경계선 반대편에 있는 구역들과 통계적으로 구별되지 않을 만큼 유사한 특성을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연구의 인과관계를 식별하기 위해서는, 핵심(core)과 주변부(periphery)의 경계가 주(department) 경계를 따라 형성된다는 점에서 한 가지 추가적인 가정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복합 처치 무관성 가정(compound treatment irrelevance assumption)'이다(Keele and Titiunik 2015). 이 부분은 뒤에서 다시 다루겠지만, 우선 페루가 단일 국가(unitary country)이며 이 시기 전후로 고도의 중앙집권화를 유지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 주(Department)는 공통된 제도를 가졌으며 중앙정부의 행정 단위로서 기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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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 지역 (1, 2, 3, 9번)

  • 1번 구역 (Piura 중심): 피우라(Piura) 주의 대부분을 핵심(Core) 지역으로 포함하지만, 북쪽의 툼베스(Tumbes) 주와 동쪽의 카하마르카(Cajamarca) 주 일부를 가로지르며 주변부를 형성
  • 2번 구역 (Lambayeque 중심): 람바예케(Lambayeque) 주를 핵심으로 하며, 인접한 카하마르카 주의 일부를 주변부로 포함
  • 3번 구역 (La Libertad 중심): 라 리베르타드(La Libertad) 주를 핵심으로 삼고 있으나, 안카시(Ancash) 및 카하마르카 주의 일부 구역들과 복잡하게 경계를 나누고 있음.
  • 9번 구역 (San Martin 중심): 산 마르틴(San Martin) 주를 핵심 지역으로 포괄하며, 로레토(Loreto) 주 등 아마존 인접 지역의 행정 경계를 가로지름

중부 및 아마존 지역 (4, 8, 10, 13번)

  • 4번 구역 (Lima/Callao 중심): 수도 리마(Lima)와 카야오(Callao)를 중심으로 하며, 안카시 주 및 파스코(Pasco) 주의 남부 경계와 겹침
  • 8번 구역 (Loreto/Amazonas 일대): 페루에서 가장 넓은 면적을 차지하며, 로레토(Loreto) 주의 광대한 지역을 핵심으로 삼지만 아마조나스(Amazonas) 등 여러 주의 행정 구역과 불일치
  • 10번 구역 (Junin/Pasco 중심): 후닌(Junin)과 파스코(Pasco) 지역을 핵심부로 삼고 있으나, 1974년 13번 구역이 분리되어 나가는 지리적 변화를 겪었음
  • 13번 구역 (Huancavelica 부근): 1974년 10번 구역에서 분리되어 신설되었으며, 우앙카벨리카(Huancavelica) 주 등을 중심으로 하지만 아야쿠초(Ayacucho) 주의 북부와 복잡하게 얽혀 있음

남부 지역 (5, 6, 7, 11, 12번)

  • 5번 구역 (Ica 중심): 이카(Ica) 주를 핵심 지역으로 하며, 아야쿠초 주의 서부 구역들을 주변부로 포함하고 있음
  • 6번 구역 (Arequipa 중심): 아레키파(Arequipa) 주를 핵심으로 운영되었으며, 아야쿠초 주의 남부 구역들을 주변부로 흡수하여 관리
  • 11번 구역 (Cuzco 중심): 쿠스코(Cuzco) 주를 핵심부로 삼지만, 마드레 데 디오스(Madre de Dios) 및 아푸리막(Apurimac) 주 경계와 어긋나는 지점이 많음
  • 12번 구역 (Puno 중심): 푸노(Puno) 주를 핵심으로 하며, 주변 행정 구역들과 지리적 경계를 달리함

물론 중앙정부의 정책 과제를 수행함에 있어 주(Department) 단위의 역할은 중요하다. 주 단위의 관료 조직은 지역적 지식을 갖추고 있어 현지 정책 집행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여러 주에 걸쳐 있는 전형적인 농업 구역의 경우, 중앙정부는 농업 구역 사무소가 있는 핵심 주(core department)의 행정 기구를 동원하여 인접한 주변 주(peripheral departments)들보다 더 높은 강도로 토지 개혁을 시행하도록 지시했다.

결과적으로, 농업 개혁 구역 내의 '주변 지역'들은 페루 전체 행정 시스템에서 소외된 변두리였던 것이 아니라, 오직 토지 개혁 집행을 위해 설정된 농업 구역 지리 안에서만 행정적 주변부였을 뿐이다

분석에 사용된 주요 데이터

저자는 토지 개혁이 페루 내전의 전개에 미친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데이터와 분석 단위를 사용한다.

  • 지리적 거리: 농업 개혁 구역의 핵심(core)과 주변부(periphery) 사이의 가장 가까운 지리적 경계로부터 각 구역(district)까지의 거리.
  • 토지 재분배 비율: 1969년부터 1980년까지 각 구역의 전체 토지 중 재분배된 토지가 차지하는 비율.
  • 내전 관련 데이터: 1980년부터 2000년까지 발생한 갈등 사건, 희생자 수, 그리고 가해 집단에 관한 데이터.
  • 공변량(Covariates): 국가 역량(state capacity)과 같은 통제 변수들.

분석 단위 및 대상

  • 단위: 분석의 기본 단위는 구역(district)이다.
  • 데이터 정제: 토지 개혁이 시작된 시점의 구역 경계를 기준으로 변수 값들을 집계하였으며, 몰수된 대규모 자산이 여러 구역에 걸쳐 있는 경우 여러 구역을 합친 복합 단위를 생성하였다.
  • 최종 표본: 이 과정을 통해 총 1,571개의 구역을 분석 대상으로 도출

분석방법

1. 지리적 위치에 따른 분류 (Core vs Periphery)

  • 측정 방법: 페루 농림부의 당시 지도를 스캔하여 현대 지도와 대조(Geo-referencing).
  • 분류 기준: 각 구역이 농업 개혁 구역의 핵심 주(Core)에 속하는지 아니면 주변부(Periphery)에 속하는지를 결정
  • 거리 측정: 각 구역의 중심점(Centroid)에서 핵심부와 주변부를 나누는 가장 가까운 경계선까지의 거리를 계산
  1. 실제 토지 개혁 집행(Take-up) 데이터 구축

단순히 "핵심 지역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함. 실제 개혁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 연구자는 '토지 개혁 수용(Take-up)' 데이터를 별도로 구축.

  • 방대한 조사: 1969년부터 1980년까지 발생한 약 21,000건의 몰수 기록을 전수 조사함
  • 데이터 출처: 정부 공식 일간지인 '엘 페루아노(El Peruano)'에 게시된 모든 법령과 결의안을 뒤져서 소유주, 위치, 몰수 면적 정보를 추출
  • 규모: 이 데이터는 사유지, 방치된 토지, 불모지 등을 포함하여 총 1,100만 헥타르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임

3. 확률의 불연속성 (Regression Discontinuity)

  • 실제 현상: 이론적으로는 핵심 지역(Core)일수록 개혁 확률이 높아야 하지만, 실제로는 핵심 지역임에도 개혁을 안 받은 곳이 있고 주변부(Periphery)임에도 받은 곳이 있었음.
  • 분석 기법: 따라서 연구자는 단순히 '안/밖'으로 나누는 것을 넘어, 경계를 기준으로 개혁 확률이 급격히 변하는 '회귀 불연속 설계(Regression Discontinuity)' 모델을 사용하여 개혁의 순수한 효과를 포착하고자 함.
  1. 분석 대상 토지의 구성

연구자가 구축한 '토지 재분배 비율' 변수는 1969년부터 1980년까지 주요 토지 개혁 입법을 통해 재분배된 구역 내 토지의 점유율을 측정.

  • 실제 가동 중인 사유지: 전체 재분배 토지의 74.6%를 차지하며, 가장 핵심적인 몰수 대상
  • 방치되거나 휴경 중인 사유지: 전체의 12.2%를 차지

5. 토지 개혁의 지리적 분포 (Figure 2a)

토지 몰수는 페루 전역의 24개 주 전체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함. 그러나 특히 개혁의 영향이 가장 컸던 지역은 북부 해안 지역 (대규모 상업적 농장들이 밀집했던 곳), 남부 고산 지대 (Southern Highlands): 반봉건적인 대농장(하시엔다) 체제가 강했던 지역임.

  1. 핵심부(Core)와 주변부(Periphery)의 실질적 격차

연구 결과, 농업 개혁 구역의 경계선(Boundary)을 기준으로 핵심부와 주변부 사이에는 재분배 강도에서 뚜렷한 '불연속적 차이'가 나타났음

분석 대상 구역
사유 농지 대비 재분배 토지의 평균 비율
분석에 포함된 모든 핵심(Core) 구역
41.4%
경계선에서 50km 이내의 핵심(Core) 구역
52.9%
경계선에서 50km 이내의 주변(Peripheral) 구역
37.8%

7. 내전 데이터의 출처: 진실화해위원회(CVR)

분석의 핵심 종속 변수는 내전의 강도이며, 이는 페루 진실화해위원회(CVR)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다.

  • 지역 센터를 통해 살인, 강제 실종, 초법적 처형, 고문, 강간, 강제 징집 등의 인권 침해 사례를 광범위하게 수집했다. 더불어 학계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수집된 정보의 일관성, 진실성, 중복 여부를 철저히 교차 검증했다. 2004년에 발표된 이 데이터베이스는 페루 내전에 관한 가장 포괄적인 기록으로 인정받는다.
  1. 분석의 기초: 이벤트 레벨(Event-level) 데이터

주된 분석에는 정부군, 게릴라(반군), 자위단, 준군사조직 등에 의한 공격을 코딩한 이벤트 레벨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한다.

  • 사건의 정의: 명확한 지리적 위치와 날짜, 구체적인 전개 과정 및 행위자가 확인된 하나 이상의 폭력 행위를 의미한다.
  • 세부 정보: 각 사건은 희생자의 수와 특성, 폭력의 유형, 사건이 발생한 구역(District) 정보를 포함한다.
  • 결과 지표: 이를 통해 구역별 내전 사망자 수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1. 내전의 지리적 분포 (1980~2000)

1980년부터 2000년까지 무장 세력에 의한 전체 공격을 지도화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 전국적 발생: 내전 사건은 페루의 모든 주(Department)에서 발생했다.
  • 집중 타격 지역: 아야쿠초(Ayacucho), 후닌(Junín), 우아누코(Huánuco) 주가 특히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 구역별 편차: 피해가 큰 주 내부에서도 구역(District)에 따라 내전 강도는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공변량 (Covariates)

본 연구는 내전 및 토지 개혁 활동과 관련된 공변량 데이터도 수집했다. 이 공변량 데이터는 두 가지 기능을 수행한다. 첫째, 농업 개혁 구역의 핵심부와 주변부 경계선 양측에 위치한 구역들 간의 균형(balance)을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준다. 둘째, 연구 결과를 교란할 수 있는 이 구역 집단 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는 모든 잔차 불균형을 통제(control)하는 역할을 한다.

  • 구역별 인구 규모: 1972년 인구 조사 데이터를 활용한다. 종속 변수가 갈등 사건 수와 희생자 수를 포착하므로, 인구가 더 많은 곳에서 더 높은 수치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 국가 역량(State Capacity): 두 번째 변수군은 국가 역량의 여러 차원을 포착한다.
    • 도로 밀도(Road Density): 국가의 강제력을 나타내며, 평방킬로미터당 도로의 미터(m) 수로 계산된다. 도로 침투력이 높을수록 국가는 통제력을 확장하고 군대를 더 쉽게 배치할 수 있어 갈등이 감소한다. 도로 밀도 데이터는 전국 투어링 및 자동차 클럽과 페루 신용은행(Banco de Crédito del Perú)이 제작한 1973년 페루 도로망 지도를 사용하여 GIS로 계산되었다.
    • 국가 행정 역량: 1961년 인구 조사에서 계산된 구역당 국가 공무원 수를 사용한다. 국가 공무원은 정부 기관이나 기구에서 근무하며 그 대가로 급여나 수수료를 받은 개인을 의미한다. 예시로는 민간 경비대(Civil Guard), 공화국 경비대(Republican Guard), 수사 경찰(Investigative Police) 등이 포함된다. 이 변수의 분포를 정규화하기 위해 로그(log)를 취한다.

국가 권력에 대하여 구역의 고도(elevation)와 평균 지형 경사도(average terrain slope)를 포함한다. 이 변수들은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의 '세계 농생태학적 지대(Global Agro-Ecological Zones)' 데이터베이스의 위성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산되었다. 반군들은 험준한 산악 지형에서 더 잘 숨고 공격을 수행할 수 있다. 실제로 '빛나는 길(Shining Path)'은 반군들이 영토를 잘 이해하고 있던 외딴 고산 지대인 푸나(puna) 지역을 통해 아야쿠초에서 북쪽으로 확산되었다.

또한, 본 데이터 세트는 구역의 토지 특성에 관한 여러 변수를 포함한다.

  • 구역 면적: 국립통계청(National Statistics Institute)의 데이터를 활용한다. 구역의 면적이 넓을수록 잠재적인 쟁탈 및 몰수의 대상이 되는 토지 면적이 더 넓음을 의미한다.
  • 경작 가능 토지 비율: 이는 자산에 대한 쟁탈의 가치를 높이는 요소이다. 이 변수는 '세계 농생태학적 지대'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구역 내 5분(5 arc-minute) 그리드 셀의 평균값을 산출하여 계산되었다.
  • 사유지 면적(헥타르): 1972년 농업 센서스 데이터를 활용하되, 1972년 이전의 토지 몰수분을 조정하여 반영한다. 이 변수는 개혁이 가능한 잠재적 토지 재고량을 포착한다.
  • 미타(mita) 징집 구역 여부: 해당 구역이 고산 지대 내에서 강제 광산 노동 체제하에 있었던 식민지 시대의 '미타' 영향권에 위치해 있는지를 나타낸다. 이 지역 내에서는 대농장(Haciendas)이 발달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이 데이터는 Dell(2010)의 연구를 바탕으로 구축되었으며, 국가의 자원 추출 역량과도 연결된다.

두 번째 변수는 1960년대 후반 이전의 갈등적 사회 운동을 측정한다. 이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갈등이 지속될 가능성과, 폭력 성향이 더 높은 지역에 토지 개혁이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여부를 고려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예를 들어, 당시 엘리트 계층과 군부의 큰 우려를 샀던 두 가지 운동은 1965년 안데스 게릴라 캠페인과 1963~1964년의 토지 점거(land invasions)였다. 본 연구는 페루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시점부터 1960년대 후반까지의 농촌 사회 운동, 그 원인 및 참여자들을 상세히 기록한 Kammann(1982)의 자료를 바탕으로 이 변수를 구축했다. 대부분의 갈등적 운동은 1920년대에서 1960년대 사이에 기록되어 있다.

연구설계

본 분석은 회귀 불연속 설계(RD)를 활용한다. RD 설계에서는 특정 절단점(cutoff) 이상의 점수를 가진 단위는 처치(treatment)를 받고, 그 미만의 점수를 가진 단위는 처치를 받지 않는다. 절단점 바로 위와 아래의 단위들이 급격하게 다르지 않다면, 몇 가지 가정을 전제로 절단점 근처의 이 두 단위 집단을 비교함으로써 특정 결과에 대한 처치의 인과적 효과를 연구할 수 있다.

본 연구의 맥락에서 분석 단위는 구역(District)이며, 구역의 토지 개혁 처치 노출 여부는 해당 구역이 농업 개혁 구역의 핵심 주(core department)에 위치하는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토지 개혁 처치는 농업 개혁 구역의 핵심부/주변부 경계선으로부터 구역까지의 거리(점수)에 따라 달라진다. 핵심부 외곽에 위치하여 음(-)의 점수를 가진 구역은 토지 개혁을 받지 않는 반면, 양(+)의 점수를 가지고 핵심부 내부에 위치한 구역은 토지 개혁을 받는다. RD 설계를 통해 토지 개혁 노출 경계에서의 (국지적) 평균 효과가 이후의 내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조사하는 불연속성은 '명확한(sharp)' 설계가 아닌 '모호한(fuzzy)' 설계이다. 즉, 구역이 토지 개혁을 받을 가능성이 농업 개혁 구역 핵심부의 외부에서 내부로 이동함에 따라 불연속적으로 변화하기는 하지만, 그 확률이 0에서 1로 (완벽하게) 바뀌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모호한 매개변수는 2단계 최소제곱법(2SLS)을 사용하여 두 가지 명확한 RD 효과의 비율로 추정된다. 이는 처치 배정이 결과에 미치는 효과(의도된 처치 효과, ITT)와 실제 처치 수혜가 결과에 미치는 효과(실제 집행 효과, take-up)의 비율을 의미한다.

 

τFRD\tau_{FRD}: 토지 개혁 노출이 내전(갈등)에 미치는 인과적 효과를 나타내는 핵심 추정치

Yi\text{Y}_\text{i}: 각 구역(i)에서 관찰된 내전 결과

Di\text{D}_\text{i}: 잠재적인 토지 개혁 처치를 나타내는 변수

Xi\text{X}_\text{i}: 각 구역의 중심점(centroid)에서 농업 개혁 구역의 핵심부/주변부 경계선까지의 거리. 이 값이 0이 되는 지점이 바로 '경계선'.

이 수식은 '실제 일어난 변화'를 '의도된 확률의 변화'로 나누어 계산하는 구조를 가진다.

  • 분자 (내전의 차이): 경계선을 기준으로 안쪽(xtextdownarrow0\text{x} \\text{downarrow} 0)과 바깥쪽(xtextuparrow0)\text{x} \\text{uparrow} 0)에서 관찰된 내전 발생률의 차이를 계산한다
    • 경계선(Xi=0\text{X}_\text{i}=0)을 기준으로 핵심부 안쪽안쪽(xtextdownarrow0\text{x} \\text{downarrow} 0)과 바깥쪽(xtextuparrow0)\text{x} \\text{uparrow} 0)에서 관찰된 내전 결과(Yi\text{Y}_\text{i})의 평균값 차이를 의미한다.
    • 이는 '처치 의도 효과(Intention-to-Treat, ITT)'를 나타낸다. 즉, 행정적으로 핵심부에 배정된 것만으로 내전 발생에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를 측정한다.
  • 분모 (개혁 강도의 차이): 경계선을 기준으로 안쪽과 바깥쪽에서 토지 개혁이 실제로 집행된 강도의 차이를 계산한다.
    • 의미: 경계선을 기준으로 안쪽과 바깥쪽에서 실제 토지 개혁(Di)\text{D}_\text{i})이 집행된 정도의 차이를 의미한다.
    • 수리적 역할: 이는 '실제 집행 효과(Take-up effect)'를 나타낸다. 핵심부에 속한다고 해서 100% 개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경계선에서 개혁 강도가 얼마나 수학적으로 툭(Jump) 튀어 올랐는지를 분모에 두어 보정하는 것이다.
  • 전체 수식의 통합
    • 인과적 추정: 이 분수식은 2단계 최소제곱법(2SLS)의 원리와 같다.
    • 논리적 귀결: 만약 분모(개혁 강도의 차이)가 0에 가깝다면 수식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경계선에서 개혁 강도가 불연속적으로 변했음을 이미 확인했으므로(52.9% vs 37.8%), 이 차이를 이용해 내전 감소 효과의 크기(τFRD\tau_{FRD})를 정확히 산출해 낼 수 있다.
기호
명칭
상세 설명
Yi\text{Y}_\text{i}
종속 변수
구역 $i$에서 발생한 내전 사건 수 또는 사망자 수
Di\text{D}_\text{i}
처치 변수
해당 구역에서 실제로 집행된 토지 개혁의 강도
Xi\text{X}_\text{i}
실행 변수
구역 중심점에서 농업 개혁 구역 경계선까지의 거리
xtextdownarrow0\text{x} \\text{downarrow} 0
우극한
경계선 바로 안쪽(핵심부)에서 경계선으로 접근하는 값
xtextuparrow0\text{x} \\text{uparrow} 0
좌극한
경계선 바로 바깥쪽(주변부)에서 경계선으로 접근하는 값

결론적으로 이 수식은 행정적 경계선이 주는 무작위성을 활용하여, 다른 모든 혼란 변수를 제거하고 오직 토지 개혁 노출이 이후의 민간 내전 강도에 미친 국지적 평균 처치 효과(Local Average Treatment Effect)를 포착한다.


본 연구는 절단점(cutoff)의 위와 아래에 대해 두 개의 별도 회귀 함수를 적합시키기 위해 비모수적 국지 다항식 방법을 사용한다. 추정된 RD 효과는 이 두 개의 분리된 회귀 절편(intercepts) 사이의 차이로 계산된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국지 선형 회귀식을 사용하여 추정치를 산출한다:

Yi=α+τFRDCi+textbeta1Zi+textbeta2Xi+textbeta3CitextcdotXi+textepsilonitextquadY_i = \alpha + \tau_{FRD} \text{C}_\text{i} + \\text{beta}_1 \text{Z}_\text{i} + \\text{beta}_2 \text{X}_\text{i} + \\text{beta}_3 \text{C}_\text{i} \\text{cdot} \text{X}_\text{i} + \\text{epsilon}_\text{i} \\text{qu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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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식의 각 구성 요소는 다음과 같은 의미를 갖는다:
Ci\text{C}_\text{i}: 해당 구역(i\text{i})이 농업 개혁 구역의 핵심부(core) 내에 위치하여 토지 개혁 처치 노출 대상임을 나타내는 지표 변수(1일 때 핵심부, 0일 때 주변부)이다.
Xi\text{X}_\text{i}: 농업 개혁 구역 핵심부 경계선으로부터의 거리이며, 분석 범위인 대역폭(bandwidth) 내에 위치한다.
Zi\text{Z}_\text{i}: 분석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포함된 공변량(covariates) 벡터이다.
CitextcdotXi\text{C}_\text{i} \\text{cdot} \text{X}_\text{i} 경계선 양측에서 회귀선의 기울기가 서로 다를 수 있음을 허용하는 상호작용 항이다.

데이터 전체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경계선 근처의 좁은 범위 내의 데이터만 사용하여, 경계선 양옆의 구역들이 최대한 비슷하게 비교되도록 한다. 다른 모든 요인을 통제했을 때, 핵심부에 속한다는 사실(Ci\text{C}_\text{i}) 하나가 내전 결과(Yi\text{Y}_\text{i})를 얼마나 변화시켰는지를 보여주는 계수이다. CitextcdotXi\text{C}_\text{i} \\text{cdot} \text{X}_\text{i}항을 통해 경계선 안쪽과 바깥쪽의 데이터 추세(기울기)가 각각 다르게 나타나더라도 이를 정확히 반영하여 두 절편의 차이를 계산할 수 있게 한다.

도구 변수를 활용한 1단계 추정도 진행한다. Di\text{D}_\text{i} (각 구역의 토지 면적 중 토지 개혁의 영향을 받은 비율)를 도구 변수(instrument)로 사용하여 1단계 처치 방정식을 추정함. 즉, 실제 집행된 개혁의 양을 통해 행정적 배정의 효과를 정밀하게 보정하겠다는 뜻입니다. 경계선(절단점)과의 거리에 따라 가중치를 부여하는 삼각형 커널 함수(Triangular kernel function)를 적용하여 경계선에서 멀리 떨어진 마을보다 경계선에 아주 가까이 붙어 있는 마을의 데이터에 더 큰 비중(무게)을 실어서 분석한다. 경계선 밖의 데이터(대역폭 외부)는 가중치를 0으로 처리하여 분석에서 제외함. 또한 평균 제곱 오차(MSE)를 최소화하는 최적 대역폭을 선택하는 알고리즘(Calonico et al. 2014)을 사용함.

강건성 검증에서는 MSE 최소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점근적 편향(asymptotic bias)을 고려하여 강건한 신뢰 구간(Robust confidence intervals)을 사용함. 군집화(Clustering)를 이용, 토지 개혁과 갈등이 특정 지역별로 묶여서 나타나는 경향(Cluster dependence)이 있을 수 있으므로, 주(department) 단위로 표준 오차를 군집화하여 분석의 정확성을 높였음.


연구자는 데이터의 오염을 막기 위해 다음 세 가지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토지 개혁 구역(Agrarian Reform Zones)만 연구에 포함했음.

기준 1: 주요 법령(Decree Law 17716)이 적용된 곳

  • 군사정부의 1969년 법령이 직접 적용된 지역
  • 제외: 아마존 밀림 지역인 8구역과 9구역은 제외되었습니다. 이곳은 인구가 적고, 기존 토지를 뺏어 나누 보다는 국유지를 개척(식민화)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임.

기준 2: 구역 경계선이 변하지 않은 곳

  • 연구 기간 내내 행정적 경계가 바뀌지 않고 유지된 곳이어야 함. 초기 10구역은 나중에 경계가 변했기 때문에 분석에서 빠졌음. 경계선이 중간에 바뀌면 '경계선 근처 마을'이라는 RD의 핵심 가정이 흔들리기 때문. 원래 하나였던 10구역이 나중에 10구역과 13구역으로 쪼개졌음. 이 과정에서 어떤 마을이 '핵심부'인지 '주변부'인지가 시간에 따라 변했음. RD 분석의 핵심은 "한 번 정해진 경계는 변하지 않는다"는 안정성임. 경계가 바뀌면 그 마을의 운명이 '지정' 때문인지 '행정 변화' 때문인지 헷갈리게 되므로 제거.

기준 3: 핵심부(Core)와 주변부(Periphery)가 모두 존재하는 곳

  • 비교 대상이 있어야 하므로, 한쪽만 있는 구역은 분석할 수 없음. 가령 12구역 (Puno) 구역은 유일하게 행정 구역(Department) 전체가 토지 개혁 구역과 일치했음. 즉, 구역 내부에 비교 대상이 될 '주변부(Peripheral)' 마을이 하나도 없었음. 비교할 대상(주변부)이 없으면 '핵심 구역 지정'의 효과를 측정할 수 없음.

기준 4. 토지 개혁은 주로 농촌의 대지주 땅을 나누는 것인데, 도시는 토지 개혁 자체가 큰 의미가 없음.

  • 또한 도시 지역은 원래부터 국가 역량(State Capacity)이 매우 높음. 만약 도시를 포함했다가 결과가 좋게 나오면, 그게 "토지 개혁 덕분"인지 아니면 "원래 정부가 유능해서 내전이 적은 건지" 알 수 없게 됨.

분석 결과

분석 결과의 신뢰도 검증 체계
연구자는 토지 개혁이 내전에 미친 영향을 규명하기 위해 네 가지 단계의 엄격한 검증 절차를 수행한다. 먼저, 회귀 불연속 설계(RD)의 핵심 가정인 공변량 균형 테스트(Covariate Balance)를 실시하여 경계선 양옆의 마을들이 토지 개혁 여부를 제외한 나머지 요인에서 통계적으로 유사한지 확인한다. 이어 토지 개혁과 동시에 발생했을 수 있는 복합 처치(Compound Treatments) 이슈를 검토하여 결과의 혼선을 방지하고, 이를 바탕으로 메인 RD 분석 결과를 도출한다. 마지막으로 가짜 경계선을 설정하는 위약 테스트(Placebo Tests)를 통해 도출된 결과가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님을 최종적으로 입증한다.

공변량 균형 테스트를 통한 RD 가정의 검증

연구자는 회귀 불연속 설계(RD)의 핵심 전제인 연속성 가정을 확인하기 위해 다양한 구역별 특성(공변량)을 대상으로 '위약(Placebo)' RD 효과를 추정한다. 분석 대상에는 인구 규모, 도로 밀도, 국가 공무원 수, 고도, 경사도, 경작 가능지 비율, 구역 면적, 미타(mita) 징집 구역 포함 여부, 과거의 사회 운동 이력, 그리고 사유지 면적이 포함된다. 이 테스트는 양측 MSE 최적 대역폭(MSE-optimal bandwidth)과 강건한 신뢰 구간을 적용한 국소 선형 추정법(Local linear estimation)을 사용한다.

통계적 균형 확보 및 인과적 식별의 타당성

표 2에 제시된 공변량 분석 결과에 따르면, '경사도'를 제외한 모든 변수에서 처치 효과(treatment effect)에 대한 증거가 발견되지 않는다. 이는 처치(토지 개혁 구역 지정)가 무작위로 할당되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수준과 유사한 통계적 균형이 확보되었음을 의미한다. 주요 공변량들이 경계선(cutoff) 주변에서 급격한 변화 없이 매끄럽게 변화한다는 사실은, 해당 RD 설계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핵심 근거가 된다.

복합 처치(Compound Treatment)의 무관성 입증

동일한 주(Department)에 속한 구역(district)들이 서로 다른 토지 개혁 구역에 속할 수는 있으나, 동일한 토지 개혁 구역 내에서 서로 다른 핵심부(core)와 주변부(periphery)로 나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결과적으로 한 토지 개혁 구역 내의 핵심부와 주변부를 가르는 경계선은 항상 주(Department)의 행정 경계선을 따라 형성된다. 이러한 구조는 주 경계선을 따라 토지 개혁 외의 다른 정책적 처치가 동시에 발생하여 분석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복합 처치 효과의 가능성을 제기한다. Keele과 Titiunik(2015)이 관찰한 바와 같이, 지리적 회귀 불연속 설계(GRD)에서 복합 처치의 존재는 매우 흔한 현상이다. 본 연구의 RD 설계 특성상 단일 처치만을 분리해내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인과적 식별을 위해서는 '복합 처치 무관성 가정(compound treatment irrelevance assumption)'이라는 추가적인 가정이 필요하다. 이 가정은 도구변수(IV) 맥락에서의 배제 제약(exclusion restriction)과 유사하며, 지리적 단위의 특성 중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유일한 요소가 오직 '관심 있는 처치(토지 개혁)'뿐이어야 함을 요구한다.

배제 제약과 마찬가지로 복합 처치 무관성 가정 역시 완벽하게 검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저자는 이론적 논거와 다양한 경험적 테스트를 통해, 핵심부와 주변부 경계선을 따라 존재하는 복합 처치들이 본 연구의 RD 결과에 지배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조사한다. 표 3에서는 주(department) 경계선과 맞물린 RD 경계에서 내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가능성 높은' 잠재적 복합 처치들을 제시한다.

복합 처치 무관성 가정이 타당함을 입증하기 위해, 저자는 당시 페루가 강력한 중앙집권적 단일 국가(Unitary State)였다는 점을 강조한다. 페루의 주(Department)는 독자적인 정책 결정권이 없는 행정 단위에 불과했으며, 중앙정부가 임명한 주지사의 역할 또한 중앙의 프로그램을 감독하는 수준으로 극히 제한적이었다. 특히 조세와 지출이 국가 차원에서 통합 관리되었으며, 페루는 라틴아메리카 국가 중 지출 분권화 수준이 가장 낮은 축에 속했다.

벨라스코 정부의 토지 개혁은 리마(Lima)의 통합 군사 사령부에 의해 설계되고 집행되었으며, 이 과정에서 지역의 의견은 반영되지 않았다. 또한 사법부 역시 독립성이 결여된 채 중앙에 종속되어 있었고, 경찰은 보다 중앙집권적이고 자율적인 군 조직에 의해 그 영향력이 미미했다. 특히 주 경계선을 따르는 사법 및 경찰 관할권은 내전 과정에서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지 않았다.

지리적 경계의 역사적 배경과 통계적 균형

과거의 주 경계는 오지에 밀착된 영토 개념보다는 인구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기 때문에, 주 경계 주변의 구역(district)들은 국가의 존재감, 교육 수준 등 폭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표들에서 불연속적인 급증(jump)을 보이지 않는다. 또한, 토지 개혁 이전 시기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핵심부와 주변부 경계 양측의 농촌 소요 사태가 유사했다는 사실은 토지 개혁 외의 다른 요인들이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 주지사의 역할 및 정치적 종속성: 주지사는 1990~92년의 짧은 시기를 제외하면 대통령에 의해 직접 임명되었으며, 이들의 주요 역할은 중앙정부 정책의 집행을 감독하는 수준에 한정되었다. 실제 분석에서도 주지사가 선출되었던 시기의 갈등 데이터를 제외하더라도 결과가 강건하게 유지됨으로써 주지사의 개별적 영향력이 미미했음을 입증한다.
  • 사법 및 경찰 관할권의 한계: 당시 사법부는 행정부로부터의 독립성이 낮았고 지역적 관할권의 권위도 매우 약했으며, 내전 대응 과정에서 군부에 대한 실질적인 감시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 경찰 또한 중앙집권화된 군 조직에 밀려 주로 핵심 구역 경계선에서 멀리 떨어진 도시 지역을 순찰하는 데 그쳤으므로, 이러한 관할권의 차이가 내전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고 보기 어렵다.
  • 국가 역량 및 교육 수준의 연속성: 경험적 균형 테스트(Balance tests) 결과, 경계선을 가로질러 과거 카우디요(Caudillo, 지역 권력자)의 존재, 자발적인 공동체 봉기 이력, 스페인어 보급률, 국가 공무원 수 등에서 불연속적인 급증(jump)이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문해율이나 교육 침투율 지표에서도 경계선 양측의 차이가 발견되지 않아, 주 단위의 국가 서비스 차이가 폭력의 원인이 되었을 가능성을 차단한다.

지리적 불연속성을 고려한 분석 방법론

본 연구는 지리적 불연속성의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 세 가지 상호 보완적인 방식을 사용한다. 첫째, 위도와 경도에 대한 2차 다항식 함수를 추정하여 지리적 위치의 매끄러운 변화를 통제한다. 둘째, 구역 경계선에서 가장 가까운 지점의 위도 및 경도 좌표를 통제 변수로 도입한다. 셋째, 각 토지 개혁 구역의 핵심부와 주변부를 가르는 경계 구간별 고정 효과(Boundary segment fixed effects)를 회귀 모델에 포함한다.

토지 개혁 집행에 대한 1단계 분석 결과

  • 처치 할당의 유효성: 분석 결과, 핵심 구역 지정(treatment assignment)이 실제 토지 개혁 집행 상태에 미치는 영향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며 예상된 방향과 일치한다.
  • 집행 비율의 차이: 어떤 구역이 토지 개혁 핵심 구역 바로 안쪽에 위치할 경우, 바로 바깥쪽에 위치할 때보다 평균적으로 해당 구역 면적의 9.5%가 더 많은 토지 개혁 대상이 된다.

내전 강도에 미친 영향 (Main Results)

  • 공격 횟수의 감소: 표 4의 첫 번째 열(Column 1)에 따르면, 핵심 구역 바로 안쪽에 위치한 구역은 바깥쪽 구역에 비해 평균적으로 11.7회 더 적은 전체 공격을 경험한다.
  • 공변량 통제와 강건성: 잔여 불균형을 해결하기 위해 공변량(Table 2)을 포함한 분석(Column 2)에서도 처치 효과 추정치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며, 신뢰 구간은 더욱 좁아져 추정의 정밀도가 향상된다.
  • 사망자 수의 감소: 종속 변수를 공격 횟수가 아닌 전체 내전 사망자 수로 설정한 결과(Column 3)에서도 일관된 경향이 나타난다. 핵심 구역 내 마을들은 바로 바깥쪽 마을들에 비해 내전 사망자 수가 약 35.6명 더 적은 것으로 추정된다.

게릴라 통제력의 측정 지표

  • 국가 행정의 대체: 게릴라 통제는 해당 지역에서 국가의 기능이 상실되고, 게릴라가 지역 사회의 삶과 작전을 주도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 지방 선거 무산 지표: 1989년 당시 페루 구역(district)의 약 25%를 통제했던 '빛나는 길'의 통제력을 측정하기 위해 "공식 선거 실시 방해 능력"을 주요 지표로 활용한다.
  • 시장직 미충원 사유: 1989년 지방 선거 이후 (1) 후보자 부재, (2) 선거 미실시, (3) 무효표 과다로 인한 선거 취소, (4) 당선자 암살 또는 (5) 게릴라의 위협으로 인한 당선자의 직무 포기 등의 사유로 시장이 없는 구역 데이터를 구축하여 분석한다.

분석 결과 및 대안 지표를 통한 검증

  • 게릴라 통제 완화 효과: 표 4의 네 번째 열(Column 4) 분석 결과, 토지 개혁 집행 수준이 높을수록 내전의 강도뿐만 아니라 게릴라가 해당 지역을 통제할 가능성 또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 활동 기반 대안 지표(Proxy): 선거 지표의 불완전성을 보완하기 위해 "해당 기간 내 3회 이상의 게릴라 공격이 발생한 지역"을 게릴라 통제 구역으로 정의하는 또 다른 대안 지표를 사용한다.
  • 명령 체계의 견고함 증명: 반복적인 공격이 가능한 지역은 게릴라의 지휘 인프라가 더 견고하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지표를 사용한 다섯 번째 열(Column 5)의 분석 결과에서도 토지 개혁이 게릴라 통제력에 부정적인(억제하는) 영향을 미쳤음이 일관되게 확인된다.

가짜 경계선 설정을 통한 설계의 유효성 검증

연구 설계가 단순히 허위 양성(false positive) 결과를 도출하거나 데이터 구조의 이상치를 반영하는 것이 아님을 입증하기 위해 위약 테스트를 실시한다. 먼저 실제 경계선의 양옆에 가짜 경계선(placebo cutoffs)을 설정하고 회귀 분석을 재실시하여, 실제 경계가 아닌 지점에서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음을 확인한다. 분석 결과, 실제 경계와 매우 가까워 유사하게 작동할 수 있는 2km 거리의 지점을 제외하고는 어떤 대안적 위약 경계에서도 유의미한 2단계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이는 도출된 인과관계가 오직 실제 토지 개혁 경계선에서만 발생함을 시사한다.

비경작지 분배를 활용한 차별적 효과 분석

토지 개혁 과정에서 비경작지(eriazos)가 경작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분배되었다는 사실을 활용하여 별도의 위약 테스트를 진행한다. 비경작지는 주로 지자체나 공기업이 보유한 불모지로, 정부가 대규모 관개 사업을 통해 농지로 편입하려 했던 땅이었기에 핵심부와 주변부를 가르는 경계선에서 집행 강도의 불연속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한, 비경작지 개혁은 대지주를 축출하거나 거주 부역 농민이 포함된 농장을 대상으로 하지 않았으므로 내전과의 관련성도 낮다. 표 5의 여덟 번째 열(Column 8) 분석 결과는 이러한 예측을 뒷받침하며, 토지 개혁의 평화 유지 효과가 오직 '경작지'를 둘러싼 사회적 관계의 변화에서 기인했음을 입증한다. 연구자는 토지 개혁 구역의 핵심부와 주변부 경계가 아닌, 주변부와 또 다른 주변부가 맞닿은 경계선에서는 토지 개혁 강도의 차이가 나타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검증한다. 토지 개혁 구역 내에서 '주변부'로 분류된 주(Department)가 다른 '주변부' 주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여러 경계선을 검토한다. 특히 카하마르카(Cajamarca)의 동쪽 경계가 아마조나스(Amazonas) 및 라 리베르타드(La Libertad)의 볼리바르(Bolívar) 주와 맞닿아 있는 제2 토지 개혁 구역(Agrarian Zone 2)의 경계선을 주요 분석 대상으로 삼는다. 카하마르카 쪽을 가짜 '핵심 구역'으로 설정하여 분석한 결과(Column 9), 해당 경계선에서는 토지 개혁의 집행 강도나 내전 발생 양상에서 어떠한 불연속성도 발견되지 않는다. 이는 내전 감소 효과가 단순히 주(Department) 경계선이라는 지리적 특성에서 기인한 것이 아니라, 오직 '핵심 구역 지정'에 따른 토지 개혁의 차이에서 비롯되었음을 재확인해 준다.

 

토지 개혁과 내전의 상관관계 동인

토지 개혁과 내전 감소 사이에는 강력한 인과관계가 존재한다. 주요 기제로는 대게릴라 전략의 성공 여부, 민간 조직의 변화, 게릴라와 합법적 좌파 세력 간의 이데올로기 경쟁, 그리고 내전 참여에 따른 기회비용의 변화 등이 꼽힌다. 이러한 변수들을 분석한 모델은 앞선 주요 결과(Table 4)와 동일한 설정을 유지하며 모든 공변량을 포함하여 분석한다.

페루 정부는 초기 몇 년간 '빛나는 길(Shining Path)'의 활동을 대체로 방치했으나, 1983년 벨라운데(Belaúnde) 대통령이 아야쿠초(Ayacucho)의 5개 주를 비상사태 구역으로 선포하고 군부의 행정 통제권을 부여하면서 전략이 급격히 변화한다. 이 과정에서 군경 인력이 대거 투입되고 시민의 자유가 제한되었으며, 인권 침해가 급증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당시 정부군은 농촌 환경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정교한 대응 대신 무차별적인 억압 방식을 사용했고, 이는 오히려 농민들이 게릴라를 지지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1985년 당선된 가르시아(García) 대통령은 인권 침해를 단속하고 농촌 지역에 대한 투자를 우선시하며 전략 수정을 시도한다. 특히 토지 개혁 수혜자인 농민들을 대상으로 신용 대출과 융자를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한다. 그러나 이러한 접근 방식은 군부와의 적대감을 키우는 결과를 낳았고, 군부가 대게릴라 활동의 강도를 낮추는 사이 '빛나는 길'의 세력은 오히려 더욱 확장된다.

1988년 가르시아(García) 대통령은 군부에 다시 대게릴라 작전권을 부여했으며, 1989년부터는 국가 전략이 조직된 민간 자위대인 '론다스 캄페시나스(rondas campesinas)'와의 협력 및 표적 정보 수집 중심으로 급격히 전환된다. 당시 많은 농민은 농민 지도자를 암살하고 강제 징집을 일삼는 '빛나는 길(Shining Path)'에 적대적이었다. 가르시아 정부는 게릴라에 대항해 조직화된 공동체에 총기, 현금 지원, 트랙터 등을 제공하며 민간 자위대를 적극 장려하는 한편, 게릴라 조직에 침투하여 정보를 수집하는 대테러 경찰 부대를 창설한다.

1990년 당선된 후지모리(Fujimori) 대통령은 이전 정부의 정보 수집 투자를 배로 늘리고 국가의 절반가량을 비상사태 구역으로 선포한다. 군부는 반군에 대해 강력한 공세를 펼치는 동시에 일부 지역에서는 농민들을 자위대에 강제로 가입시키기도 한다. 인권 침해 논란 속에서도 일부 군 지휘관들은 지역 공동체에 군사적·경제적 원조를 제공하고 대가로 정보를 얻는 이른바 '민심 잡기(hearts and minds)' 전략을 혁신적으로 도입한다. 이러한 전술은 아비마엘 구스만(Abimael Guzmán)을 포함한 지도부 생포와 맞물려 2000년경 게릴라 조직을 사실상 궤멸시키는 성과를 거둔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토지 개혁은 대게릴라전의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다. 특히 1980년대에 토지 수혜자들이 농업은행(Agrarian Bank) 등 기존의 정부 네트워크를 통해 더 많은 지원을 받게 되면서, 토지 개혁이 활발했던 지역은 게릴라의 침입을 물리칠 수 있는 더 나은 역량을 갖추게 된다. 또한 이 지역 농민들은 게릴라를 지원할 경우 잃게 될 경제적 자산(토지)이 많았기 때문에 국가 편에 설 유인이 컸다. 군부 또한 정부와 유대 관계가 깊은 이들 공동체에서 작전을 수행하기가 더 수월했으며, 일부 토지 개혁 협동조합은 군사 전초 기지로 활용되기도 했다.

대게릴라전 및 정부 전략의 변화 (Panel A)

토지 개혁은 국가가 게릴라 세력을 효과적으로 타격하는 데 기여한다. 1980~1988년 사이 게릴라에 의한 사망자 수가 유의미하게 감소했으며(-10.156), 1989~2000년 기간에는 국가군에 의한 사망자 수 또한 크게 줄어든다(-11.010). 이는 토지 개혁 수혜 지역에서 국가가 무차별적인 탄압 대신 정교한 대게릴라전을 수행했음을 시사한다. 또한, 토지 개혁이 활발했던 지역일수록 비상사태 구역(Emergency Zone)으로 선포될 가능성이 낮게 나타나(-2.191), 해당 지역의 치안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음을 입증한다.

민간 조직화와 자위대 참여 (Panel B)

토지 개혁은 농민들이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조직화되는 동기를 제공한다. 분석 결과, 토지 개혁 수혜 지역에서는 민간 자위대인 론다 캄페시나(Ronda Campesina)에 참여하는 비율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난다(1.070). 이는 땅을 얻은 농민들이 자신의 재산과 지역 공동체를 게릴라로부터 지키기 위해 국가의 안보 파트너로 적극적으로 나섰음을 보여준다. 반면, 일반적인 생산자 조직 참여율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아, 농민들의 조직화가 특히 '안보'와 '자위' 측면에 집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데올로기 경쟁과 합법 좌파 지지 (Panel C)

토지 개혁은 급진적인 무장 투쟁의 매력을 반감시킨다. 1980년 선거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토지 개혁 수혜 지역에서는 마르크스주의 정당에 대한 투표율이 유의미하게 낮게 나타난다(-0.316). 이는 토지 분배라는 실질적인 제도적 개선이 이루어짐에 따라, 체제 전복을 주장하는 게릴라의 이데올로기적 설득력이 약화되었음을 의미한다. 농민들이 폭력적 혁명 대신 합법적인 제도 내에서의 변화를 선택하게 된 결과이다. 군사 정권이 만든 관변 농민 조합(CNA) 등이 토지 개혁 수혜자들을 흡수하면서, 독립적인 마르크스주의 라이벌 단체의 지지세를 약화시키고 폭력적 투쟁의 매력을 반감시켰습니다.

참여의 기회비용과 지리적 특성 (Panel D)

토지 개혁은 내전 참여에 따르는 경제적 기회비용을 높인다. 특히 게릴라의 활동이 빈번했던 고산지대(1,500m 및 2,500m 이상) 구역들을 분석했을 때, 토지 개혁이 집행된 곳에서 공격 횟수가 훨씬 더 큰 폭으로 감소한다(-14.339 및 -16.015). 이는 험준한 지형이라는 지리적 취약성에도 불구하고, 토지라는 자산을 소유하게 된 농민들이 게릴라에 가담하거나 협조함으로써 얻는 이득보다 잃게 될 손실이 더 크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수익성이 높았던 해안가 대규모 기업농들이 협동조합으로 전환되면서, 노동자들은 고산지대보다 더 많은 이익을 배분받음. 이러한 경제적 혜택은 해안가 농민들이 게릴라의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예방 접종' 효과를 냈음. 고산지대(1,500m 및 2,500m 이상)에서도 토지 개혁의 효과는 입증되지만, 상대적으로 기회비용이 더 컸던 해안 지역에서 내전 예방 효과가 더욱 강력하게 나타남.

 

토지 개혁과 내전의 '역 U자형' 관계 입증

저자는 토지 개혁이 내전에 미치는 영향이 단순 선형이 아니라 역 U자형을 그릴 것이라 예측했음. 전체 구역(districts)을 대상으로 한 음이항 분석(Negative Binomial Analysis) 결과, 토지 개혁의 1차 항(Linear term)은 양(+)의 값을, 2차 항(Quadratic term)은 음(-)의 값을 나타났음. 즉 토지 개혁이 낮은 수준으로 시행될 때는 오히려 갈등을 높이는 경향이 있지만, 일정 수준을 넘어 광범위하게(High levels) 이루어지면 내전 강도를 유의미하게 감소시키는 '한계적 완화 효과'가 나타남.

저자는 각 구역(district)의 내전 횟수를 종속 변수로 두고, 다음과 같은 회귀 방정식을 만들었음

Y=β1(토지 개혁 비율)+β2(토지 개혁 비율)2+textepsilonY = \beta_1(\text{토지 개혁 비율}) + \beta_2(\text{토지 개혁 비율})^2 + \\text{epsilon}

  • 모델 1 (전체 지역): 인구가 많고 면적이 넓은 구역에서 갈등이 더 많이 발생함. 특이한 점은 도로 밀도가 높을수록 갈등이 줄어들었는데(군대가 빨리 출동할 수 있음), 반대로 국가 공무원 수가 많을수록 갈등이 늘어났음. (게릴라의 주요 타깃이 됨).
  • 모델 2 (남부 고산지대): 게릴라 조직인 '빛나는 길'의 발상지인 이 지역에서는 토지 개혁의 효과가 더욱 강력하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낮은 수준의 개혁에서도 내전 억제 효과가 일찍 나타나기 시작했음
  • 모델 3 (북부 해안지대): 자본 집약적 농업이 발달한 이 지역에서는 내전 억제 효과가 가장 빠르게(가장 낮은 수준의 개혁에서도) 나타났음. 이는 앞서 설명한 기회비용 기제(땅의 가치가 높아 내전에 가담할 이유가 적음)와 일치하는 결과임.
  • 남부 고산지대에서는 과거의 사회 운동 경험이 이후의 내전 갈등과 연결되었던 반면 북부 해안지대에서는 과거 사회 운동 변수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는데, 이는 토지 개혁 과정에서 과거의 정치적 폭력 패턴이 단절되었음을 시사함. 앞선 RD 분석이 "경계선 근처의 아주 좁은 지역"을 정밀 타격해서 증명했다면, 이번 분석은 "페루 전체를 봐도 내 이론(역 U자형 모델)이 맞다"는 것을 보여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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