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eun Sim

국제기구 연구와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도전

Katzenstein, Keohane, Krasner (1998) “International Organization and the Study of World Politics” (IO 52:4)
Sep 10, 2025
국제기구 연구와 자유주의 국제질서의 도전

1. 1960년대 이전: 국제기구 연구의 규범적 이상주의

전쟁 방지와 소극적 평화

  • 국제기구 연구는 태생적으로 전쟁 방지라는 목표에서 출발.
  • 모겐소플랜(Morgenthau Plan): 독일의 경제 생산능력을 제거하기 위해 주요 도시를 국제화하고, 생산시설은 소련으로 이전, 인력은 이민 형태로 이동.
  • 근린궁핍화 정책(beggar-thy-neighbor policy): 금본위제 하에서 환율 평가절하 → 자국 산업 보호·수출 증가 시도 → 타국도 동조 → 모두 붕괴. 이를 막기 위해 IMF가 환율 안정, GATT/ITO가 무역질서 구축.
  • ITO에는 블록경제를 방지하기 위한 비차별(non-discrimination, 차별금지) 원칙이 삽입됨.

집단안보 구상

  • 1939~40년, 독일과 영국·프랑스는 전쟁 상태였지만 실제 교전이 거의 없는 “phony war(가짜전쟁)”를 경험.
  •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을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는 집단안보 체제(collective security) 개념이 UN, NATO, WEU 등으로 발전.
  • SEATO 등 지역 안보기구도 불만국·괴뢰정부(만주국, 헝가리 등) 같은 잠재적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창설.

사회·문화적 대응

  • FAO: 식량문제 해결을 위해 설립되었으나 선진국은 곧 식량문제에서 벗어남.
  • UNESCO: 전쟁 원인을 무지와 선전(프로파간다)에서 찾음. 무지를 줄이고, 언론·교육·문화 교류를 통해 전쟁 방지.
  • UN 헌장에 명시된 가치: Security and prosperity (안보와 번영).

인권과 관할권 논쟁

  • 전쟁 사상자는 소련인과 폴란드인이 압도적으로 많았음(수천만 명).
  • 전후 국제기구의 관할권:
    • 영미: 인권·개발·안보 등 광범위한 권한 주장.
    • 공산주의 진영: 국가는 지배계급의 도구 → 국제기구의 관할은 좁게.
  • 그러나 집단학살(genocide) 금지 같은 국제 합의는 결국 성립.

2. IO 학술지의 창간과 초기 성격

  • International Organization (IO) 학술지는 애초에 국제기구의 평화 목적과 제도적 성과를 보여주기 위한 전문 학술지로 만들어짐.
  • 미국 정책 엘리트와 재단들이 “국제기구가 잘 작동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후원.
  • 초기에는 정치학자가 아니라 법학자·협력 연구자들이 글을 기고.
  • 1940년대 American Journal of International Law와 큰 차이가 없었음.
  • APSR 1960년대까지도 UN 총회 요약본이 실릴 정도로 규범적 성격이 강했음.

3. 냉전, 지역통합, 그리고 IPE의 부상

  • 냉전으로 UN은 사실상 마비.
  • 대신 1958년 이후, 유럽 지역통합(EEC, Euratom 등)이 새로운 화두로 등장.
  • 그러나 1960년대 말에는 지역통합 연구도 한계 → 학계는 새로운 전환점을 찾음.
  • 이때 국제정치경제(IPE)가 독립된 서브필드로 자리 잡음.
  • 국제기구 연구자들은 “국제기구처럼 작동하는 다른 제도”를 관찰하며, 이를 제도(institution) 개념으로 확장.

4. 신제도주의와 패권 논쟁

  • 제도주의 자체는 오래전부터 있었으나, 1980년대 신자유주의 제도주의(Neoliberal Institutionalism)로 부활.
  • 배경: 미국 패권 약화 우려.
    • 일본 엔화 절상(플라자 합의).
    • 일본 첨단산업 성장 → 미국 제조업 경쟁력 위기.
    • 인도까지 패권 대체국으로 거론될 정도.
  • After Hegemony: 패권 쇠퇴 이후에도 제도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 결국 미국 패권은 유지되었고, 냉전 종식 후에도 국제제도는 존속.

5. 21세기 자유주의 국제질서(LIO)의 위기 (Lake, Martin, Risse 2021)

내부적 도전

  • 세계화의 불평등 → 포퓰리즘, 보호무역주의.
  • 민주주의의 자기모순: 허위정보·진실 위기.
  • 이민·다문화주의와 국민정체성의 충돌.
  • 권위주의·민족주의 정치세력 부상.

외부적 도전

  • 중국: 경제적 자유주의 수용, 정치적 자유주의 거부.
  • 러시아·터키: 자유주의 질서 약화 시도.
  • 기후변화, 팬데믹, 테러리즘 등 초국가적 위협.

다자주의 위기

  • WTO, WHO, 파리협정 등 제도 흔들림.
  • 트럼프 행정부: WTO 분쟁해결기구 무력화, WHO 탈퇴 선언

6. 국제기구 연구의 미래

  • 이미 9·11 테러(2001), 금융위기(2008), 트럼프 1기, 코로나19를 거치며 LIO는 흔들려왔음.
  • 연구 과제:
    • “왜 제도가 유지되는가” → “어떻게 쇠퇴하는가”로 확장 필요.
    • 국제기구의 사멸 과정을 알아야 새로운 국제기구를 상상할 수 있음.
  • 중국 주도의 AIIB, BRI 등은 자유주의 질서 대체재가 아니라 병렬적 질서의 실험.
  • 향후 국제기구 연구는 지속성과 쇠퇴, 대체적 질서를 동시에 분석해야 함.
  • 국제기구의 양적연구가 부족했던 이유는 자연현상에서 이용하는 통계기법/전제조건을 적용하기가 어려웠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