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연구 배경과 문제의식
- BITs(양자투자협정)는 1959년 첫 체결 이후, 1990년대부터 급격히 증가하여 전 세계적으로 2,800여 개가 체결됨.
- FDI(외국인직접투자)를 보호하고 분쟁해결 절차를 명시하는 주요 수단이 되었으나, 협정 내용의 다양성(특히 분쟁해결 조항) 은 충분히 연구되지 못함.
- 기존 연구는 BIT 존재 여부만 단순 변수로 사용했으나, BIT 설계 차이의 원인 을 탐구할 필요가 제기됨.
2. 기여
- BIT 설계의 변이 측정: 1,473개 조약을 코딩해 3개 핵심 요소 제시
- 사전 동의 여부 (Preconsent to International Arbitration)
- 분쟁해결 옵션 개수 (Number of Options)
- 중앙집중화/제도화 정도 (Institutionalization of Arbitration, ex: ICSID)
→ 세 요소를 합산하여 Overall Enforceability Index 생성.
- 세 가지 설명 틀의 검증
- (1) Tying Hands(자기 구속): 신뢰성 문제 심각한 수입국이 강한 조항을 선택해 신뢰성 확보.
- (2) Power & Preferences(힘과 선호): 수출국의 다국적기업(MNCs)·우파정부·협상력 등이 강한 집행조항을 요구.
- (3) Rational Design(합리적 설계): 불확실성, 집행 문제 같은 구조적 협력 문제에 따라 설계가 달라짐.
3. 주요 발견
- Power & Preferences 설명이 압도적으로 지지됨.
- 다국적기업 본사가 많고, 우파 정부일수록 강력한 집행조항을 선호.
- 경제력 격차가 큰 경우, 수출국이 더 강력한 분쟁해결 메커니즘을 관철시킴.
- Tying Hands 가설은 지지되지 않음.
- 제도·법치·과거 수탈 경험이 취약한 국가들이 오히려 강한 조항을 넣는다는 증거 없음.
- 오히려 제도가 잘 작동하는 국가와의 BIT에서도 강력한 집행조항이 발견됨 → “수입국의 자기구속” 이 아니라 “수출국이 상대의 손을 묶음”.
- Rational Design 은 제한적·일관성 없는 결과.
- 불확실성·집행문제 지표들이 조약 설계와 뚜렷한 상관관계 없음.
- 추상적 개념을 계량화하기 어렵고, 국가별 선호 차이를 무시하는 한계.
4. 이론적·실천적 함의
- 이론적 기여
- BIT는 신뢰성 확보를 위한 수입국의 전략적 자기구속이라기보다, 수출국 권력과 기업 이해관계가 반영된 제도임.
- 국제제도 설계 논의에서 여전히 권력정치와 국내 정치가 핵심 변수임을 보여줌.
- Rational Design 논의는 개념 모호성과 경험적 부적합성으로 한계 노출.
- 실천적 함의
- BIT 체결은 개발도상국의 선택이라기보다 사실상 강대국의 압박과 협상력의 결과.
- FDI 유치 목적에도 불구하고, BIT는 종종 불평등한 제도적 구속을 가져옴.
- 최근 라틴아메리카 국가들의 ICSID 탈퇴, BIT 파기 움직임과 연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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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선진국 편향: 강대국이 설계한 BIT를 “신뢰성 있는 제도”로 해석하는 것은 규범적 편향이 아닐까?
- 이중 청중(double audience) 문제: BIT 설계는 국내(MNCs·유권자)와 국제(투자자·기구)에 동시에 신호를 보내는 행위인데, 이를 단순히 ‘국내 vs 국제’로 나누는 접근은 한계.
- Rational Design의 실패: 개념적 불명확성과 국가별 선호 무시에 대한 대안은? → 제도 설계 연구는 권력과 불평등을 더 정면으로 다뤄야 할 필요.
- 정치경제적 불평등: BIT는 결국 “자발적 합의”라기보다 구조적 종속을 제도화한 것 아닌가?